[청려문대] 팬텀 블루 미스트 ~최후의 괴도와~
2023. 10. 6. 02:48
…
평화로운 밤입니다.
내내 그랬듯이, 이 도시에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도시의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에게 감사하고,
그 경찰 중에는 당신도 있습니다.
이제 신입 딱지는 뗄 만한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해갔지만,
한 가지 여전한 것은,
그날 이후로 당신은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놀이공원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속에서 작별을 고한 괴도는
안녕, 이라고 말한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괴도에 대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의 일상을 휘저어 놓았던 괴도가 사라졌으니,
마침내 평온한 일상을 즐길 수 있겠지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아직도 괴도를 종종 생각하나요?
팬텀 블루 미스트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종적을 감춰 버린 괴도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고,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새것으로 말끔하게 교체한 창문 유리가 도시의 야경을 비춥니다.
환한 보름 달이 떴지만,
달을 등지고 자신만만하게 대사를 읊었던 어떤 이는 더 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그래요. 이 부재도 익숙하기만 합니다.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반짝,
반사된 빛이 당신의 시선을 끕니다.
서랍이 조금 열려 있네요.
달빛이 서랍 안쪽의 뭔가에 반사된 것 같은데……

서랍을 들여다보면 푸른 안개꽃 귀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괴도와의 질 긴 악연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떠나버린 괴도가 놓고 간 마지막 유품처럼 느껴져요.
그가 죽었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이제 이 귀걸이마저 없으면, 괴도와의 인연을 증명할 만한 건 어디에도 없네요.
귀걸이는 여전히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습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문득 귀걸이를 힘껏 쥐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집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에요.

당신이 귀걸이를 손에 쥐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괜스레 숨을 멈춘 것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귀걸이는 그저 빛나기만 할 뿐, 당신을 어디에 도 데려가 주지 않습니다.
다소 허탈해집니다.
그러니 오늘은 이만 잘까요.
뭐니 뭐니 해도 숙면이 제일이니까요.
베개에 머리를 누이면, 어째선지 삽시간에 졸음이 찾아옵니다.
오늘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감당할 수 없을 수마예요.
당신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무시할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일어나보세요, 형사님. 지금 잘 때가 아니에요.”
돌연 더없이 싸늘한 냉기가 닿아옵니다.
당신은 분명히 푹신한 이불 속에서 잠들었을 텐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당신이 눈을 뜨면, 어째선지 너무나도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지독한 추위가 몰려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게 됩니다.
입고 있는 옷은 잠들기 전에 입은 그대로이며,
그렇기에 별 다른 소지품은 없는 듯싶네요.
아, 한쪽 귀에 위화감이 있습니다.

어째선지 푸른 안개 꽃 귀걸이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귀를 만지기 위해 들어 올린 손에 아주 강한, 부자유스러움을 느낍니다.
찰캉, 쇳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자신의 한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수갑에 매달린 쇠사슬은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지, 늘어져 있지 않고 좀 떠 있네요.

October 03, 2023 10:29PM???:이제야 깨어나신 모양이네요.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지 않아서, 혹시 죽었나 싶었습니다.
……익숙하지만,
낮게 가라앉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당신의 옆에서 들려옵니다.
손을 뻗는다면 온기를 가진 살갗과 옷이 손끝에 닿습니다.
슬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집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이 마치……
감옥 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쇠창살이 촘촘하게 박힌 문이 보이고,
딱딱하고 거친 바닥은 조금만 움직여도 생채기가 날 것 같네요.
천장에서 물이 새는지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당신의 바로 앞에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익숙한 가면과 망토,
한쪽 귀에서 빛나는 푸른 안개꽃 귀걸이
당신이 아는 괴도가, 당신과 반대쪽 손에 같은 수갑을 찬 채 앉아 있습니다.
……어쩐지 그의 옷이 낡고, 너덜너덜한 것처럼 보이는 걸요.
……정말 팬텀 블루 미스트인가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어둠 속에서, 괴도와 수갑으로 연결된 채 재회했다는 게 말이에요.
당신이 얼떨떨해하면, 팬텀 블루 미스트가 먼저 말을 붙여옵니다.

아,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다 재현 씨의 꿈이니까요.

| 기준치: | 10/5/2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실패 |
꿈이라고요?
하긴, 이런 상황이 현실일 리는 없겠죠?
찜찜하지만 지금은 괴도 외엔 상황에 관해 물어볼 사람도 없네요.



고요한 정적이 흐릅니다.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리네요.

뭐... 저를 본 탓인지 꿈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한 게 없으신 모양인데, 이 수갑도 안 풀어져서요. 어쩔 수 없이 조금 ‘마니악’한 꿈을 계속 꾸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다시 말해, 계획 같은 건 없습니다.
...무능한 괴도네요!
지금부터 행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당신이 수갑에 묶여 있는 한 신체 기능을 쓰는 선언에 무조건 패널티 다이스를 하나 받습니다.
하지만 괴도와 잘 협조한다면 패널티는 무효가 된다는 점!
잘 기억하구 행동합시다 아기 탐사자
감옥은 춥고 어둡습니다.
창문이 없는지, 무언가를 보려면 아주 가까이에서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벽을 짚고 일어선 그가 당신의 손을 잡아 일으켜세워줍니다.
그와 같이 감옥의 문쪽을 살펴보자면
쇠창살은 아주 단단해서 구부리거나 부술 수 없고,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텅 빈 감옥이네요.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 걸까요?
바닥이나 벽을 조사해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혹은 괴도를 부려먹거나
괴도를 부려먹거나
괴도를 혼내주거나...?

괴도는 얌전히 당신을 따라 쫄쫄 이동합니다.
벽을 자세히 만져가며 살펴보지만...
울퉁불퉁한 돌벽이네요.
평범합니다.

바닥을 살펴보다보면...
툭,
무언가 발에 치입니다.

제법 멀리 치인 탓일까요.
당신이 허리를 숙이고 수갑이 당겨지면서 둘은 중심을 잃습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히 균형감각은 좋은 것인지 휘청이는 걸로 끝났네요.
다행입니다!
다음부터는 괴도에게 꼭 말하고 움직이는 걸로 해요.
뒤에서 괴도가 당신의 손을 꾸아아아악 쥐어옵니다.
놀랐나봐요.
어쨌든 발에 치인 것을 주워보면 그것은 녹슨 열쇠입니다.
이것으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있겠죠.
다만, 쇠창살 사이로 팔을 뻗어 돌려 열어야 하는 까닭에 높은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 기준치: | 10/5/2 |
| 굴림: | 78 |
| 판정결과: | 실패 |
쇠창살 밖으로 팔을 뻗는 데까진 성공했는데, 그만 쥐가 나고 말았습니다!
눈물이 찔끔 나옵니다……
아무래도 도움이 필요하겠어요.
괴도가 한심하게 당신을 쳐다봅니다.
열쇠를 받아든 그가 창살 사이로 손을 뻗어넣고
낑낑거리면서도 어떻게든 해냅니다.
철컥.
문이 열렸어요.
드디어 나갈 수 있겠네요.

둘은 감옥 밖으로 나옵니다.
이곳은 아마도 지하인 모양이에요.
창문이 없는 복도를 한창 걷고 있노라면, 발소리가 울려 기괴한 메아리를 자아냅니다.
수갑을 찬 탓에 바로 옆을 걷고 있는 그는 기분 탓인지 말수가 적네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사람이 좀 변한 것도 같고.
조금 어색해집니다.








그렇게 당신들은 하염없이, 걷기만 합니다.
계속 걷다 보면, 갑작스레 바닥이 꺼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하나 나타납니다.
웅덩이라고 할지, 호수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이 출렁이는 가운데,
호수의 건너편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 주변에 미약하게나마 횃불이 타고 있어,
호수의 모양새가 얼핏 보이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여태 아무런 말이 없던 그가
참방, 물을 밟으며 묻습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생쥐와 개구리는 무사히 호수를 건넜을까요?
아무래도 이 호수를 수영으로 건너가는 건 너무 위험한 일 같습니다.
서로가 수갑으로 묶여 있다면 더더욱 그래요!
자세히 보면, 빈 궤짝이나 나무판자 같은 것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감각이 있다면 저것들을 밟거나, 배로 써서 호수를 건널 수 있을 거예요.

몸으로 하는 건 대체로 빨리 배우는 편이라고 하셨죠?
다른 것도 잘 하셨으니까, 운동신경은 나쁘지 않겠네요.
건널까요?
당신의 손을 붙잡은 그가 먼저 판자 위로 올라갑니다.
지금부터 한 칸을 건널 때마다, 기본적으로 민첩 판정을 시도합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한쪽 발이 물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데...
물에 빠지진 않았네요!
아기탐사자도 이제 건너볼까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안전하게 판자 하나를 건넙니다.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폴짝, 가볍게 판자 위로 올라간 그와 다르게
당신은 한쪽 다리가 풍덩 빠지고 맙니다.
그가 놀라 당신을 끌어당겨주네요.

| 기준치: | 90/45/18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무사히 판자 위에 안착합니다.
다음!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둘 다 안전하게 판자 위로 올라오네요.
그리고...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고요하지만, 이 공동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증폭되어 들리는걸요.
당신이 물을 바라보면, 무언가 물 아래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뾰족한 등 지느러미만이 물 위로 올라와 있어요.
잠깐, 저거 혹시……
……상어일까요?
설마? 여기서? 갑자기?
얼른 호수를 건너가야겠어요!
자 민첩 판정!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의 발이 물에 닿자
상어가 물에서 펄쩍 뛰쳐나옵니다.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놀란 괴도가 당신을 끌어안아 판자 중앙으로 데려옵니다.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애정행각은 상어를 물리치고 난 후에 하자구요!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아씨발
이렇게 가오 차려놓고 빠지면 괴도 가오 어딨나요
상어가 이쪽을 향해 다가옵니다.
빨리 건너도록 해요 탐사자!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에헤이
조졌네...
판자에 올라간 그가 또다시 다리를 빠트린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그러면서 다른 판자로 옮겨갑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에헤이
종아리가 풍덩 빠져버립니다.
상어가 코앞까지 달려오네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괴도를 위해서 한 바탕 해볼까요?
입을 쩍 벌린 상어 코를 시원하게 갈겨봅시다!
근접전 판정 굴려주세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3 |
October 04, 2023 12:48AM상어:
| 기준치: | 25/12/5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상어가 깨갱! 물러납니다.
무사히... 호수를 건넜어요.
아마도.
비록 다리는 축축하지만...
어쨌든 호수를 건넌 당신들은 계단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균형을 잘 잡을 수 없는 위태로운 나무판 위에서 버텼더니,
다시 땅에 발을 디디자 새삼스레 떨림이 올라오네요.

팬텀 블루 미스트는 뻔뻔하게 이게 당신의 꿈이라는 주장을 밀고 나갈 생각인 모양입니다.
대체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는 한 번 보자고요.
계단은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올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당신이 앞에 서서 투박한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저 위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가사가 없는 음악 소리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이내 시야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달린 홀.
악단이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이 경쾌하게 깔리고,
고성의 높은 창문으로는 몽환적인 달빛이 밀려들어옵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드레스와 슈트를 입고 쌍쌍이 대화를 하고 있네요.
테이블에는 은빛 접시가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무도회의 정경입니다.
하지만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네요.
잠깐, 뭔가 신경 쓰이지 않나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가면 사이로 튀어나온 양의 뿔, 드레스 자락 밑으로 길게 늘어진 검은 꼬리.
걸어 다닐 때마다 따각거리는 발굽들.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악마?

| 기준치: | 72/36/14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1D3 굴려주세요.

| 굴림: | 1 |
이성 1 차감합니다.
당신이 그 정경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그가 당신을 다시 계단으로 끌어당깁니다.
아무래도 그는 이 무도회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 같네요.
맨얼굴로 뻔뻔하게 무도회에 참여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그는 가면이 있지만 당신은 없거든요.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저쪽 테이블에 누군가 두고 간 것인지 얼굴을 대부분 가리는 가면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저곳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다면 들키지 않을 거예요.
무도회 분위기가 한창이니 웬만해선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은밀행동 판정에 성공한다면 가면 획득이 가능합니다.
기상천외한 선언을 한다면 보너스 다이스를 받을 수 있어요.
가령 팬텀 블루 미스트의 망토를 머리에 쓴다거나,
뜨겁게 끌어안아 밀회를 즐기는 연인인 척 얼굴을 가린다거나,
테이블 밑을 기어 다닌다거나!
또는 괴도의 가면을 잠시 가져와서 써도 좋을 것입니다.







그가 귀에 속삭여주는 방향으로 한 발짝씩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가면이 있는 테이블에 도착합니다.
그가 가면을 집어들어 당신의 얼굴 위에 씌워주네요.

당신의 뺨을 살짝 쓸어줍니다.


사뿐히 내려온 그가 망토를 만지작거리네요.
아까 복도에서 봤던 그와 다르게
어쩐지 예전의 그를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조금 힘이 빠진 것도 같고요.
무사히 가면을 획득했다면 당신은 무도회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고성의 1층을 차지한 홀은 천장이 아주 높고, 천장에서부터 뻗은 샹들리에가 내려온 구조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문과 창문이 보이네요.
중앙에는 춤을 출 수 있는 텅 빈 공간이 있고, 사이드로 만찬 테이블 )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 흥겨운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의, 가면을 쓴 참석자들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무도회장 안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문은 어째선지 단단한 나무판자로 못질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들인다면 부술 수 있겠지만, 큰 소리가 나니 모두에게 들키는 건 확실하겠죠.
창문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도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덩그러니 뜬 보름달이 원망스럽게 느껴져요.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이지만, 어째선지 중간에 뚝 끊어져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어요.
당신은 이 홀에 갇혔다는 충격으로

| 기준치: | 71/35/14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차감 없습니다.
그리고 옆을 보면 밖에서 본 성의 그림이 걸린 커다란 액자입니다.
당신의 키를 넘어서는 크기예요.
그림의 배경은 밤이고, 역시 달이 떠 있네요.
고성은 상당히 높아 보여요.
뾰족한 탑이 솟아 있군요.
성 밖에 그려진 건, 묘지일까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성의 홀에 환한 불이 켜져 있네요.
그 안쪽에, 기이한 괴물의 그림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림자는 천천히 움직임을 반복합니다.
이 그림은 움직이고 있어요!





새하얀 테이블보 위, 무수한 접시가 올려져 있고, 당연히 모든 접시는 차 있습니다.
허기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음식을 먹을 수는 없겠어요.
파리 떼가 꼬이는 썩은 음식,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음식,
역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 음식.
병 와인에서는 녹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후르츠 펀치엔 붉은 피와 함께 도마뱀의 눈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딱 하나, ‘멀쩡해 보이는’ 고기가 접시에 담겨 있는데,
당연하지만 멀쩡하지 않겠죠?
역겨운 광경에

| 기준치: | 71/35/14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1 차감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자, 그중 하나가 가면을 벗습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눈, 튀어 나온 사슴의 뿔.
긴 혀를 내밀어 썩은 음식을 먹는 그는 악마라고밖에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담소를 나누고 있던 참석자들은 당신은 이해할 수 없을,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악몽 같은 일이에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그 외에도 구색을 갖춘 많은 악기를 든 악단이 알지 못할 경쾌한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악단은 단정한 턱시도를 입었네요.
단, 그들 중 누구도 ‘머리’가 보이지 않아요!
악보는 어떻게 보는 걸까요?
원하는 곡을 신청해도 괜찮습니다.

친절한 악단이네요.
그와 처음으로 만났었던, 그 무도회장의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뒤를 돌아보면 참관객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강한 기시감이 몰려옵니다.
이번엔 멋들어지게 복수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탐사자?
멍하니 무도회장을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거예요.


어느 때와 같이
괴도는 당신의 허리에 자연스레 손을 두르고
사뿐히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오늘 있었던 모든 게 꿈만 같아요.
물론, 팬텀 블루 미스트는 이게 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요.
동물의 머리를 한 악마들이 춤을 추며 웃습니다.
빙글빙글, 턴을 돌 때마다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며 내립니다.
거추장스러운 수갑도, 지금만큼은 가까이 붙어 있으니 그가 아플까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손에 귀걸이가 찰랑, 흔들리네요.
그저 그뿐입니다.
춤을 추던 중,
갑자기 음악이 빨라지면서, 당신은 박자를 놓칩니다.
몸이 어긋나자 옆의 이들과 부딪칠 것 같은데요.
이걸 어떻게 한담!

| 기준치: | 5/2/1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호되게 부딪쳐, 당신은 그만 가면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당신에게 사과하려던 이들이,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굳힙니다. 그리고……
“■■■■! ■■■ ■■■ ■■!”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을 웁니다.
음악이 뚝 끊어집니다.
춤을 추던 이들이 모두 동작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물의 털이 곤두서고, 꼬리를 흔들고, 발굽으로 땅을 두드리면서……
아,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아요.
누군가 먹던 접시를 놓칩니다.
음식이 쏟아져 바닥을 더럽히고, 그리고 그중 하나가 당신의 신발 앞까지 굴러 옵니다.
채 손톱이 뽑히지 않은,
잘린 인간의 손가락.
“■■■! ■■■ ■■■! ■■■ ■■!”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을 잡으려 드는 수많은 손과, 앞발과, 어쨌든 다른 것들을 무사히 피해냅니다.
수갑에 묶인 채 뛰어가는 기분은,
정말이지 당신이 괴도가 된 기분이에요.
이런 기분을 언제 또 느껴보겠어요?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 수 있죠?
문은 봉쇄되어 있고, 창문은 너무 높고, 계단은 도중에 끊어져 있는데도요!
“■■! ■■! ■■! ■■ ■, ■■ ■■■■!”
아우성은 커져갑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커다란 액자의 그림이 신경 쓰입니다.
아주 멍청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그림을 통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팬텀 블루 미스트를 강제로 끌고 가면,
괴도는 크게 당황하지만 수갑 탓에 어쨌든 따라오긴 합니다.
액자를 향해 뛰어가면 괴물들은 당신이 패닉하여 막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줄 알고 비웃으며,
추격의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림에 손을 뻗으면 그대로 쑥 들어가집니다.
숨을 삼키고, 그림 속으로 뛰어듭니다!
강한 밤바람이 불어, 눈을 뜨기 어렵습니다.
절로 재채기가 나옵니다.
그림 속에 들어왔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것도 잠시,
이런 얇은 잠옷으로는 추운 밤 기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가 자신의 망토를 벗어 당신의 어깨에 걸쳐주네요.

그림으로 본 고성 밖에는 무엇이 있었던가요?
아, 분명히 묘지였습니다.
공동묘지네요.
비석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고, 계속 흙냄새가 납니다.
달빛만큼은 여전히 밝아, 원한다면 비석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메리 레이시 벨 – 흡혈귀와 외계인의 습격으로 사망
다이 크림슨 - 틴탈로스의 사망개에 물려 사망.
로라 벨벳 - 우주에서 온 색채로 인해 사망.
기이한 사인입니다.
이런 사인으로 사망하는 게 가능이나 한가요?
이해할 수 없는 오싹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추위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비석을 훑어가는 당신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질 때였습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갓 만들어진 듯 깨끗한 비석에 발이 걸립니다.

돋을새겨진 글자에 시선이 간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이 낯선 이름들 사이, 당신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이름이잖아요.
박문대.
가명이 아니었던가?
아니, 가명이라고 해도 이 이름이 이곳에 있다는 건.

팬텀 블루 미스트는 천연덕스럽습니다.

당신이 비석의 이야기를 해도, 박문대는 모르는 눈치입니다.

허리를 숙여 자세히 확인한 그는,
문득, 비석에 손을 얹습니다.
...먼지라도 털어내는 듯 하더니 다시 일어서네요.

일단... 꿈이라 해도 재현 씨 앞에 살아있잖아요.
갓 만들어진 무덤엔 새 흙이 얕게 덮여 있습니다.
깊게 묻히지 않은 듯, 새하얀 관이 언뜻 보이네요.
원한다면 뚜껑을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삐그덕, 열린 관을 들여다보면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것에 안도할 새도 없이,
누군가 당신의 등을 밀쳤습니다.
아니, 밀친 걸까요?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데도.
오히려 경악과 놀람으로 눈을 크게 뜬 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붙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당신은 관 안쪽으로 떨어집니다.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아니 애초에 얕은 무덤이니 작은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서일까요.
이 추락이 멈추지 않습니다.
툭,
당신은 계속, 계속 추락합니다.
추락하는 꿈은 키가 클 징조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그건 아니겠죠.
수갑이 묶여 있던 손목을 내려다보면 그저 말끔하기만 합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건 마치 동화 같아요!
토끼 굴 대신 끝없는 무덤에 떨어진 게 다를 뿐이죠.
하지만 이 추락의 끝은 어떨까요?
굴 안쪽에는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습니다.
당신이 떨어져 내리며 액자들을 바라보면, 그것들은 전부 초상화네요!
다만 정적인 자세로 앉은 일반 적인 초상화가 아닌,
생동감 있는……
인물화에 더 가깝나?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무수한 초상화의 공통점을 깨닫습니다.
전부 동일한 ‘사람’이 등장하고 있어요.
검은 머리칼과 푸른 빛의 눈을 가진 아이가 점점 자라는 형상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네요.
추락은 아직 멈추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속도가 한층 느려지지 뭐예요.
당신은 여유를 갖고 그림 하나하나를 뜯어볼 수 있을 거예요.
초상화 속 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초상화가 소곤거리며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굴에 떨어진 단 한 사람이 당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이유를 알지 못할지라도, 초상화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초상화의 그림은,
겨울밤,
커다란 전광판 앞,
옥상 난간 위에 서 있는 팬텀 블루 미스트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첫 사건이었을까요.
아리아드네의 명화를 훔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쫓는 당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괴도는 당신의 기억보다 더 얄밉게, 그리고 당신은 더 어벙하게 표현되어있네요.
두 번째 초상화 옆에서, 당신은
‘피자 배달부가 되어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가장무도회에서 당신에게 춤을 권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
‘총을 맞은 척 피를 흘리는 가증스러운 팬텀 블루 미스트’,
‘당신에게 붙잡힌 채 애원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그림을 봅니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펑, 반짝이 폭탄이 당신에게 뿌려집니다.
어디선가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들려오네요.
어떤가요, 탐사자?
기분은 좋은가요?
혹은 더러운가요?

기분 좋은 당신에게
이성 회복 1D3을 선물합니다!

| 굴림: | 1 |
계속해서 추락이 이어집니다.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받아 안는 당신의 그림입니다.
당신이 보는 사이, 그림은 몇 번이나 깜박거리며 변해갑니다.
깨지는 유리 조각,
관람차에 갇힌 둘,
사교도에 둘러싸인 둘,
그리고 불꽃놀이.
당신의 위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당신은 이때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더라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결국 팬텀 블루 미스트는 당신을 떠났는데도요.
약점 운운이나 하면서.
……추락의 속도가 한층 느려집니다.
이제 거의, 공중을 유영하는 기분조차 들고 있습니다.
고성 지하에 쓰러진 팬텀 블루 미스트가 보입니다.
시체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요.
아주 얕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림 속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귀걸이가 빛납니다.
아주 환하게 말이에요.
이윽고, 추락하고 있는 당신의 귀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귀걸이가 빛나고 있습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나레이션을 읊는 것처럼요.
.
수갑을 찬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당신이, 고성의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당신이 겪은 그대로입니다.
……추락이 끝납니다.
당신은, 푸른 안개꽃이 한가득 핀 꽃밭에 떨어집니다.
은은한 향기가 당신을 감쌉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온한 기분이 들어요.
이곳은 팬텀 블루 미스트의 관.
언제고, 그가 죽게 되면 눕게 될 무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이 그를 구하겠다고 다짐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숨 쉴 수 있을 거예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귀걸이는 서로를 이끌어줄 테니
지금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기특한 아기 탐사자에게 판정은 생략하도록 하죠. ^^
귀걸이의 사용 방법은 잊지 않았죠?
귀걸이에 손을 올리고,
간절하게 그를 떠올리도록 해요.
당신을 위해,
다시 한 번 괴도가 되기로 한 그를.

탐사자는 마력 1을 지불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합니다.
“……재현 씨!”
“……재현 씨, 일어나보세요!”
당신을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면, 아까의 그 무덤가입니다.
관은 굳게 닫혀 있고,
박문대가 굳은 얼굴로 당신을 흔들고 있네요.
수갑은 여전히 당신과 그의 손목을 잇고 있습니다.
서로의 귀에 매달린 귀걸이도 그대로예요.


죽으려고 했어요? (조금 막히고 낮은 목소리가 묘지에 울려 퍼진다. 어떤 얼굴을 해야 하지? 나는 지금 분노하고 있나? 그것도 틀리진 않겠지만. 그래서 그냥 가만히 둔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눈물만 흘리는 꼴이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단념하고 있었어요. 이게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했거든. 당신은 원해서 나를 만난 게 아니라고. (제 영혼이 그에게 불려갔을 때,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에서도 제 영혼이 찢기지 않도록 묶어준 손을 움직여본다. 차라리 현실에서도 정말 이랬으면 좋겠다.)
그때도 언젠가 나를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주먹을 말아쥔다.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속눈썹이 한층 젖어간다.) 내가 가장 후회한 게 뭔지 알아요? 그럴 거였으면 그냥 욕심내볼걸. 그런 식으로 쉽게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가면을 조심스레 벗기고 그의 얼굴을 마주한다.) 이번에 헤어질 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어요. 다시 만나자는 말도, 또 보자는 말도 적절치 않아서. 다 골라내니까 잘 가라는 것밖에 남질 않아서요. (그의 귀에 달린 귀걸이를 만지다 뺨으로 손을 옮긴다.) 관에 들어갔을 때 푸른 안개꽃이 널린 곳을 봤어요. 언젠가 당신이 그곳에 가게 되면 나도 같이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류건우, 아니 지금은 박문대인 그의 손을 잡는다.) 이제는 못 보내주겠어요. 간다고 해도 붙잡을 거예요. 그냥 내 멋대로 비집고 들어갈 거예요.
나는 당신이 괴도여도 좋아요. 아니, 그냥 당신이 좋아. (고개를 떨어뜨린다. 묘지에서, 제대로 갖춰 입지도 않은 데다가 눈앞이 뿌옇다. 그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볼품없는 기회조차도 소중하다. 이제 더는, 정말로, 놓치고 싶지 않다.)
사랑해요. (그동안 돌려서만 전했던 말을 꺼낸다. 이런 식으로 전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던 말이다. 눈물이 바닥에도 떨어진다. 손이 떨린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받아주면 안 돼요? (멋대로 당신의 삶에 들어가겠다고. 의사를 그렇게 전했음에도 나는 먼저 당신을 안아버리지는 못하겠다.)

저는... (나는 네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하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너를 온전히 받아주질 못하는데. 네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아렸다. 차라리 나를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너는 앞으로도 평화로운 삶 속에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웃으면서 살 수 있을 테니까. 그것만으로 족했는데, 기어코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버렸음에도. 너랑 있으면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조금이라도 얼굴을 가려주던 가면이 떨어져 나갔다.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저 눈을 깜박이는 것밖에 하지 못해서, 그냥 그렇게 너를 눈에 담았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덤덤히 네 이야기만을 들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너를 떠나기로 한 것도 나고 너를 내치기로 한 것도 나인데, 너는 아무것도 상관이 없었나 보다. 나만 후회한 것이 아니었다. 네 손이 귀걸이를 스치고 제 손을 붙들어왔다. 따뜻했다. 나는 이 온기를 여전히 그리워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너를, 입에 담아도 되는 건지 여전히 망설였다.)
...아. (기어코 눈물 한 방울이 새어 나왔다. 뺨을 타고 떨어지는 것을 내버려 둔 채, 남은 팔로 바닥을 향한 고개를 끌어안았다.) 저는 당신처럼... 용감한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회피했다. 너를 받아내는 것이 겁나서 도망치고, 네가 묵묵히 말하는 애정을 모른 체 했다. 너처럼, 사랑을 내뱉을 수 있을 리가.) 금방, 답을 내놓을 테니까.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고마워요. (너를 품에 안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여태까지 기다려줘서, 흔쾌히 나를 믿어줘서. 나도 너를 위해 살고 싶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끌어안고 있다 떨어진 얼굴을 보면
엉망입니다.
꼴사납지는 않지만요.
꿍, 당신에게 이마를 맞댄 그가 이제서야 웃습니다.
남 앞에서 울어본 게 까마득하다고요.
침대 위에서는 노카운트로 쳐줍시다.


그림에서 보았던 뾰족한 탑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원한다면 들어오라는 것처럼요.
탑 안에 들어가면, 그곳은 천장까지 빙글빙글 가파른 나선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다리를 혹사할 시간입니다.
그는 조용히 당신의 손을 잡은 채로 계단을 올라갑니다.
떨쳐낼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꽉, 붙잡은 채로 무언갈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합니다.
당신을 긴 시간 기다리게 할 생각은 없는 것이겠죠.
대화는 필요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가 뚜렷한 의사를 비춰주었으니까요.
그렇게 한참을 적막 속에서, 둘은 계단을 오릅니다.
나선계단의 중간쯤, 너무 높이 올라와 여기서 떨어지면 확실히 죽겠다 싶은 높이까지 다다랐을 때.
갑자기 계단이 아래부터 붕괴합니다.
건물 전체가 흔들리며 알 수 없는 굉음이 들려옵니다.
아래를 바라보면 계단이 부숴지는 것 같아요.
어라.
이거... 붕괴 맞죠?
무시무시한 속도로 계단이 무너집니다.
도망치지 않으면 당신과 그도 휘말리고 말 거예요!!
얼른 달려요, 탐사자.
그를 여기까지 와서 놓칠 순 없잖아요.

당신은 그의 손을 잡고 계단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발 밑에 있는 계단이 움푹 꺼지지 뭐예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발을 헛디뎌 벽에 부딪히고 맙니다.
HP 1 감소합니다.
당신의 두 팔을 잡아 일으켜준 괴도가 다시금 뛰어올라갑니다.
지금부터는 패널티 다이스가 1개 붙습니다.
보라색 버튼 누르면 되어요 아기 탐사자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1, 62, 99 |
| +2: | 실패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열심히 뛰어 올라가던 당신은 계단에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그도 같이 넘어지고 말았어요.
각자 HP 1 감소합니다.
아래에서 굉음이 들려옵니다.
더 빠르게 계단이 붕괴하기 시작합니다.
꿍얼거려서는 진짜 떨어지고 말겠어요!!
까마득한 어둠.
차츰 다가서는 공포감.
뒷목이 서늘해집니다.
다시 일어난 둘은 위를 향해 달립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제부터 계단을 탈출하기 전까지는
모든 판정에 패널티 다이스가 붙습니다.
위에 설명했으니 이번 판정 역시 실패로 돌아갑니다.
당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벽에 부딪히고 맙니다.
마음이 급한 탓일까요.
팔에 생채기가 나고 말았습니다.
HP 1 감소합니다.
당신을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괴도지만
지금은 어루만져줄 시간이 없어요.
계단의 붕괴는 여전합니다.
숨이 차오를 때까지, 다리가 터질 것 같을 때까지.
당신들은 열심히 달립니다.
2
당신의 발밑에서 계단이 무너집니다.
아찔한 높이에서의 추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끔찍한 고통이 오겠죠.
어쩌면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새로 돋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당신은 위쪽으로 밀려납니다.
박문대가 당신을 밀치고, 대신 떨어집니다!
당연히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당신은 이어진 손 목에 격통을 느낍니다.
사람 한 명의 무게를 버티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는 미안한 듯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풀어줄 테니까.
재현 씨가 손상될까 봐 걱정이긴 한데, 조금만 더 올라가면 끝이니까. ...그러니 최대한 빨리 달려가면 괜찮을 겁니다.
그리고 박문대는, 다른 손으로 자신의 수갑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는 열쇠 따기에 무한한 재능이 있었죠.
그가 무엇을 시도하는지는 뻔합니다.
이대로 그를 추락시킬 건가요?
아니면... 끌어올릴까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그를 끌어올리려다 실패합니다.
툭, 떨어진 그가 괴로운듯 신음을 내뱉습니다.
이대로 계속 실패하다간
박문대만 엉망이 되고 말것입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다시 한 번 그를 끌어올립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들어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아래에 매달린 그가 얼굴을 한층 더 찌푸리네요.
손목에서 오는 고통이 큰 모양입니다..

저 정말로, 괜찮습니다.
괴도는 여전히 수갑을 만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진짜 떨어지고 말겠어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드디어
무사히 그를 끌어올립니다.
그와 동시에 계단의 붕괴도 멈추네요.
안전해진 둘은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그가 당신의 손목을 붙잡아옵니다.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웃어보일 뿐입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일어나네요.
자, 이제 계단에서 벗어날 시간입니다.
어느덧 탑의 꼭대기입니다.
출구에서 환한 달빛과 서늘한 밤바람이 동시에 불어옵니다.
풀리다 만 수갑이 짤그락거리고……
최후의 괴도와 형사는 마지막 장으로 접어듭니다.
높은 탑 위에 섭니다.
보름달을 제외하고는, 별이 하나도 뜨지 않은 밤하늘입니다.
종탑이었나봐요.
줄이 달린 종이 걸려 있네요.
줄을 당기면 종이 울리는 구조입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너무 높은 곳에 올라와서 그럴까요.
다소 현기증이 돕니다.
그가 당신을 잡아주며, 줄에 쪽지가 붙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종을 울리자,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퍼져나갑니다.
동시에 그 커다란 보름달이 하나의 출구로 변합니다.
공간에 생긴 균열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하늘에 뻥 뚫린 구멍을 보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지만,
오늘은 이미 이상한 일들을 충분히 겪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위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단 말이죠?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는 데다가,
여긴 비행기나 기구, 하다못해 행글라이더나 거대풍선도 없는데요??
당신이 망설이고 있을 때, 팬텀 블루 미스트가 말합니다.

꿈이라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조금 전에 구해줘서 고마웠어요. ...그럼, 끝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죠.
팬텀 블루 미스트, 사상 최대최후의 마지막 마술을.
그리고 그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의 장갑은 너덜너덜 하고 해지고, 손목엔 수갑까지 채워져 있지만.
이 손으로 수많은 일을 해낸, 대괴도의 손이거든요.

손을 잡으면……
그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갑작스레 당신을 끌어당겨,
종탑의 바깥에 발을 디딥니다.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추락에 대비하지만,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하늘 위에 서 있습니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계속 퍼져나갑니다.
잠시 숨어 있었던 별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반짝이는 별빛 아래에서 괴도는 당신을 더 위로, 위쪽으로 끌어올립니다.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분명히 계단도 받침대도 없는 하늘인데,
무언가 당신의 발아래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없습니다.
이건 마술이거든요.
아니면, 마법이라거나.
어쩌면 기적이에요!



그렇게 하늘을 걸어,
그저 평화롭게 걸어가,
달의 모양을 한 문 앞에 다다르면
팬텀 블루 미스트는 말합니다.

그런데, 말하셨잖아요. 못 보내주겠다고. 이제 당신의 의사를 무시하는 건 내키지 않아서...
어쩌면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저는 이기적인 인간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형사님.
아니, 재현 씨.
그가 당신의 손을 더욱 강하게 잡아옵니다.
괴도는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만약에, 절 계속 보고 싶다면,
절 보는 게 싫지 않다면……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도 될까요?
바람이 불어, 당신의 귓가를 훑고 지나갑니다.
귀걸이는 아직 당신의 귀에 걸려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많은 선택을 해왔죠.
이번이 당신의 마지막 선택이 될 거예요.
귀걸이를 돌려주면, 이 지긋지긋한 인연은 완전히 끝이 날 것입니다.
귀걸이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더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은 어쩌면 그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렇게 될 거라고 확신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하게, 그에게 말해주면 될 것입니다.

갑작스레 닿은 입술에 놀란 표정을 짓긴 하지만
환하게 웃는 당신을 내치진 않습니다.
그는 괴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여린 표정이 되네요.
하지만 곧 자신만만하게, 당신과 같이 활짝 웃어보입니다.
괴도는 당신의 귀에 걸린 귀걸이를 살짝 매만집니다.
서로의 귀에서 푸른 안개꽃이 반짝입니다.

괴도와 형사는 재회를 기약합니다.
그가 당신을 잡았던 손을 떼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갑이 깔끔하게 풀어집니다.
당신은 자신을 끌어당기는 부드러운 힘을 느낍니다.
공간의 균열로, 달의 구멍을 통해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작은 속삭임을 끝으로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바야흐로 위대한 모험의 끝입니다.
새까만 어둠이 눈꺼풀을 덮고……
……
……새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입니다.
잠에서 깨면, 아마 간밤 좋은 꿈을 꾼 것 같아요.
더없이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입니다.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그래요. 꿈에 괴도가 나왔었죠.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요?
당신은 괴도의 전언을 생각하며, 서서히 잠기운을 몰아냅니다.
뻐근한 몸을 기지개로 풀고,
눈을 문지르고 있자면
어디선가 꽃향기가 납니다.
옆을 보니, 왠지 창문이 열려 있네요.
분명히 창문을 닫고 잤는데 말이에요.
아, 잠시만……
누군가 아주 가뿐하게, 창턱에 착지합니다.
어디서 들어온 걸까요.
이 사람.
마치 새가 날아 들어온 것처럼.
환하게 웃는 그는, 푸른 안개꽃 다발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정말이지, 프로포즈로 오해하면 어쩌려고요!
당신이 오해해도 그의 탓이에요.
다시 만난 괴도가 즐거운 듯이 웃습니다.

친애하는 형사님.
물론, 이것은 당신에겐 최선의 결말이겠지요.
당신은 팬텀 블루 미스트.
아니, 박문대와 함께하는,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01


01
팬블미 3부 if : 포스타입 포스트
박문대와 신재현은 동거를 시작했다. 괴도가 신재현의 집에 들어오기로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이 삼십 먹고 저보다 어린 남자의 품에 파고들려는 사람의 제안이었다. 이제 막 신입 딱지 뗀
forlovemydearphantom.postype.com
